[Release] Pinzle No.29 Coen Pohl NEWS - PINZLE 핀즐
  • [Release] Pinzle No.29 Coen Pohl
    PINZLE 핀즐 | 2020-03-11 16:23:42
  • 하루를 정리하는 주황빛 노을이 빌딩 숲을 물들입니다. 낮고 긴 그림자는 저무는 해의 맞은편에 짙게 드리워지며 각각의 빌딩이 지닌 특징들을 선명하게 부각시킵니다. 저마다 다른 모양의 옥상과 창문, 급수탑과 배관 등으로 빼곡한 도시의 한편. 많은 것이 추상되었고 동시에 많은 디테일이 묘사된 화면 앞에 서면, 누구나 빌딩과 빌딩이 빚어내는 도시의 삶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모습의 도심, 존재하더라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각도에서의 광경은, 작품을 마주 선 이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있을까요? 정해진 답이란 없을 테지만, 텅 빈 도시의 장면에서도 우리는 그 사이사이를 메우고 있는 수많은 나 자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곤 각자가 경험한 도시를 떠올리며, 그곳에서의 감정을 그림처럼 걸어 감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쿤 폴은 등각투영법을 사용해 일상의 순간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음료가 든 유리잔이나 가지각색의 와인병은 우뚝 솟은 채 강인한 느낌을 주고, 건물은 전면을 가로지는 짙은 그림자에 힘입어 마치 거대한 무대 위에 오른 듯 극적인 효과를 뽐내지요. 작품에 사용된 강렬한 색상의 조합은 그것이 그려내는 장면에 독특한 분위기를 덧입힙니다. 그래픽 노블이나 게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쿤 폴의 작품은 사실적 묘사의 생생함보다는 그 상황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담아냄으로써 감상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쿤 폴이 작품에서 사용하는 등각투영법은 비단 입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모두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집니다. 그저 배경이 되기 위해 작게 뭉뚱그려지거나 멀리 놓인 상태로 묘사되는 것은 없습니다. 쿤 폴이 포착한 순간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그 상황을 구성하는 전형적인 특징이 됩니다. 늘 커다랗고 거대한 전체를 파악하려는 습관을 지녔다면, 삶의 작은 한편이 지어 보이는 표정에 주의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그 모든 상황들이 삶의 핵심적인 요소이자 극적인 순간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쿤 폴의 작품을 통해, 여러분이 지나는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 역시 삶의 중요한 비중으로 헤아려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여러분의 매일이, 작지만 커다랗게 여겨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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